서동 미로 시장
서동 미로 시장은 금정구 서동에 위치한 골목 시장으로 시장 골목이 복잡한 미로 같아 '서동미로시장'으로 불립니다. 현재는 쇠락하여 찾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뿐입니다. 1990년 누님이 서동에 살고 있어서 한 동안 이곳에 머물며 자주 서동시장을 찾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생각하면 정말 어질어질할 정도로 사람이 많이 밀려다녔습니다. 그리고 20년 후 2010년에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는 조금 한가했습니다. 그런데 2주 전 이곳을 찾고서는 많이 올랐습니다. 사람이 너무 없었거든요. 예전 모습 그대로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고 재개발 소식이 지역이 어지럽기만 합니다.
서동미로시장
- 주소 부산 금정구 서동 241 주변
- 시장 주차장, 금정구 서동 190-9
서동이란 지명은 윤산로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섯골이란 자연마을에서 유래했습니다. 서동은 동상동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하지만 영동의 동삼동과 너무나 비슷해서 서동과 금사동 회동동으로 고쳐 부르게 됩니다. 이 지역은 금사 공단이 생기면서 함께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쇠락하여 가계들이 많이 빠져 나갔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서동 시장은 없는 것이 거의 없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빽빽하게 늘어선 가계들은 늘 손님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도너츠 가계, 칼국수 가계에는 늘 사람이 많았죠, 서동미로 시장에는 유독 반찬 가게들이 많습니다. 금사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집에 가기 전 서동 미로 시장에 들러 반찬을 사갔기 때문입니다.
부산여행을 오신 분들이라면 저는 화려한 곳을 가는 곳보다는 사람들의 삶이 있는 재래시장을 추천합니다. 이곳에 가면 살아왔던 삶의 흔적과 애환이 있기 때문이죠. 장사를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냥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닙니다.
금정구에서도 약간 외진 곳에 속하는 서동은 그동안 뉴타운이니 머니 하며 소문만 무성하다 사라졌습니다. 지금도 여전해 진행형이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서동미로 시장에 얽힌 한 여인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남편과 결혼하여 서동에 살게 되었습니다. 30대의 여성은 아이를 낳고 열심히 기르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놀다 크게 다치면서 병원에 가게 됩니다. 그때서야 자신이 아이들을 잘못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방임을 교육이라 생각한 것이죠. 그 후로 아이들을 잘 교육시켜 멋진 아이들로 자라게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 여성은 병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착하디 착했던 여인의 이야기는 주변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겨 주었다고 한다.
서동 골목 시장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을까요? 제가 알고 지내는 형님은 서동 골목시장 빵집에서 첫선을 봤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니 진짜 웃기네요.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그렇게 선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가진 것 없이 금사 공단에서 일하면서 혼자 방을 얻어 살고 있던 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형은 못생기고 가난한다는 이유로 여자에게 퇴짜를 맞았습니다. 그날 눈물의 빵을 먹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놀림거리입니다. 물론 지금은 멋진 형수님을 만나 아이들도 벌써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수많은 사연과 사연이 쌓인 서동 골목시장도 시대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가라앉아 가는 것 같습니다.
2년 전에 이곳을 잠깐 찾았었죠. 그때만 해도 저 골목에 할머니들이 둘러 앉아 이야기도 하고 전도 붙여 먹었죠. 그런데 이젠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일하는 분에게 물으니, 나이가 들어 돌아가신 분도 있고, 요양원에 가신 분도 있고, 재개발로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간 분도 있어서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세월이 또 이렇게 흘러가는가 봅니다. 그냥 안타까운 마음만 드네요.